『Vagabonding』 새로운 여행의 시대, 노마드의 꿈을 시작한다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여행은 더 이상 휴가 시즌에만 떠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삶의 일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롤프 포츠(Rolf Potts)의 『Vagabonding: An Uncommon Guide to the Art of Long-Term World Travel』은 '어떻게 사는가'에 대한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하는 무언가를 담고 있다.

"여행은 움직이는 수도원 생활이다. 우리는 짐 없이 간소하게 살며 우리가 뒤에 숨었던 모든 습관들로부터 해방된다"

피코 아이어의 문구로 시작되는 『Vagabonding』은 여행을 통해 '나를 재발견하고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되는 방법을 보여준다.

새로운 여행의 시대 『Vagabonding』

베가본딩이라는 삶의 태도

새로운 '자유'를 정의하다

롤프 포츠가 정의하는 베가본딩은 자유로운 장기 여행을 매개로 일상을 재편성하는 생활방식을 뜻하고 있다.
"베가본딩은 당신의 환경을 통제하며, 더 적절해 보이는 '다른 시간'으로 여행을 유배시키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단순히 항공권을 사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시간과 에너지를 오롯이 '나만의 여정'에 투자하겠다는 결심에서 출발한다. 

많은 사람들이 '언젠가 떠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포츠는 "지금이 바로 완벽한 시기"라는 과감한 선언을 통해 독자들을 부추기고 있다. 출근길 버스 창밖을 보며 '다음 휴가 때 갈까?' 망설이던 순간을 떠올려보자. 그 때 이 책의 문장을 마주했다면, 여행이 멀게만 느껴졌던 일상 속 고민들이 더 이상 거창한 장애물이 아님을 깨달았을 것이다. 

내가 진정 원하는 자유가 무엇인지 정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포츠가 말하고 있듯이, 자유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얻는 것이다.

단순함이 준 선물

결국 삶을 간소화하고, 경험을 통해 자신을 확장하는 철학이 베가본딩에 담겨져 있다. 그중 가장 강조되는 것이 미니멀리즘, 바로 '물건에서 자유로워지기'이다. 사람들은 과도하게 많은 소유물을 집과 삶에 쌓아두고, 이로 인해 시간과 자원을 소모한다. 포츠는 '확장 중단하기 - 일상 통제하기 - 혼란 줄이기'라는 세 가지 방법으로 삶을 단순화하자고 조언한다.
"단순함은 당신에게 어떤 가격으로도 살 수 없는, 자주 무시되는 상품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시간을 준다"

 단순화는 곧 내가 원하는 곳에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여는 열쇠가 된다.

베가본딩의 첫걸음

자금과 시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장기 여행을 꿈꾸지만, 현실적인 고민 앞에서 멈칫하는 이들은 흔히 "난 돈이 없어서 못가","일이 바뻐서 안될것 같아"라고 생각할 것이다. 포츠는 이런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며, '적은 수입', '무수입'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떠날 수 있다고 한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정말로 소중한 경험을 위해 자금을 모아두는 방법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베가본딩의 첫 번째 단계는 일이 당신의 관심사를 위해 봉사하도록 만드는 것이며, 그 반대가 아니다"

'지속 가능성'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진지한 계획이다. 타인의 눈치를 보며 '좋은 직장, 고정 수입'에 안주하기보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시하고 실천하기 위해 전략을 세우는게 우선이라고 말한다. 

휴직 vs 사직, 커리어의 재발견

"베가본딩은 일을 그만두는 무모한 행동이 아니다. 상식적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여행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는 일은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다. 포츠는 여행이야말로 독립심과 협상력, 자신감 등 업무에서 활용 가능한 역량을 키우는 장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단순히 이력서에 '해외 체류 경험'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의 방식을 발견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다. 베가본딩은 창의성, 모험, 인식, 단순함, 발견, 독립성, 자립과 정신적 성장을 강조하는 의미있는 여행 방식으로 소개한다.

길 위에서 배우는 것들

계획하지만, 너무 계획하지 말기

장기간의 여행에서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고들 하지만 책에서는 다르게 제안한다.

"하루와 게임을 하듯 자유롭게 무엇이 가치 있고 없는지 알아보라"

예상치 못한 발견과 우연한 만남으로부터 인생을 바꿀 수 있음을 얻게 된다는 뜻이다. '여유로운 일정'을 강조하는 것은, 계획에 얽매이지 않아야 세상의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연이 빚어낸 선물

현지 문화와 맞 닿는 순간은 상상만으로도 두근거린다. 언어가 서투른 상황에서도 현지인과 대화를 시도하거나, 다른 배낭여행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은 장기 여행의 묘미로 표현 하고 있다. 잠깐의 만남이라 해도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고, 평생의 친구로 이어지기도 하니 말이다.

책은 만남이 '경계를 두지 않는'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우리가 새로운 장소를 탐색할 때, 과거에 대한 집착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보다 현재의 순간에 몰입하는 태도가 필수이다"

여행자와 관광객의 차이

포츠는 '여행자'와 '관광객'을 대비시키면서, "여행자는 철저히 보는 반면, 관광객은 피상적으로 본다'고 말한다. 이 차이는 단순하게 '얼마나 많은 곳을 찍고 오는가'로 결정되지 않는다. 

여행자는 현재 마주하는 문화와 사람, 환경에 주목하고, 그들의 문화를 배우며, 편견 없이 그들을 이해하려 하지만 관광객은 일정에 따라 '장소'를 체크하고 돌아올 뿐, 살아있는 맥락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베가본딩이 지향하는 건, 지도 위의 점을 연결하는 여행이 아니라 내 안에 새로운 시선과 관점을 심는 과정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행은 도망이 아니다

왜 귀환이 더 어렵다고 할까? 장기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느끼는 공허함, 어색함은 공감되는 대목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것은 베가본딩의 가장 어려운 부분"

기쁨이 막을 내렸다는 씁쓸함도 묻어나고, 자유롭게 떠돌던 이에게 '일상'은 숨통을 조이는 공간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저자는 이 때에도 배운 것들을 토대로 삼아 스스로의 삶을 재창조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뉴스와 타국의 문화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더 단순한 생활 방식을 이어간다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일상을 바라보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은 '일상의 탈출'이 아니라, '일상의 재발견'임을 깨닫게 한다.

삶으로 확장되는 '베가본딩'

저자 롤프 포츠는 단순히 글로만 여행을 설명하지 않았다. 라오스의 메콩강 900마일을 따라 갔고, 동유럽을 히치하이킹했으며, 버마에서는 자전거 여행으로 보냈다. 그의 행보 자체가 '모험가' 그 자체이고, 그렇기에 베가본딩에서 전하는 내용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베가본딩은 상황이 당신의 운명을 결정하기를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당신의 환경을 통제하는 것이다."

여행에서 몸이 움직이는 물리적 이동은 시작에 불과하다. 새로운 도시나 나라로 향하는 것 같지만, 사실 더 큰 변화는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이동'이다. 

베가본드를 통해 스스로 가진 막연한 두려움을 잠시 내려놓고 자유로운 삶의 방식을 꿈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책을 읽는 동안 짐을 꾸리고 싶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완벽한 시기"라는 포츠의 말이 크게 공감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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