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 Sunburned Country』 왜 호주는 잊혀진 대륙이 아니었을까?

 호주에 대한 첫인상은 어떤하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캥거루, 코알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광할한 사막과 같은 이미지로 연상된다. 하지만 이 대륙에 대한 더 흥미롭고 깊은 시각으로 바라본 책이 있다. 유명 여행 작가인 빌 브라이슨(Bill Bryson)『In a Sunburned Country』가 그런 책이다. 호주라는 독특하고 신비한 땅을 깊이 있게 이해하게 하는 위트있지만 생생한 에세이이다.

『In a Sunburned Country』 왜 호주는 잊혀진 대륙이 아니었을까?

탁월한 위트의 대가 빌 브라이슨

빌 브라이슨은 다양한 주제에서 뛰어난 필력을 보여준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역사, 과학, 언어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주제에 대해 복잡한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기존의 대표작인 A Walk in the Woods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은 전 세계 독자에게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명료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복잡한 내용을 쉽게 이해 하도록 이끌어 주는 작품들이다.

『In a Sunburned Country』에도 아래 문장과 같이 그의 능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호주는 악의적으로 당신을 죽일 수 있는 생물이 세계 어느 곳보다 많은 땅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끝없는 광활함이 주는 경의로운 모험

브라이슨이 호주를 여행하며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압도적이 광할함이라고 한다. 인디언 퍼시픽 횡단철도를 차고 2,720마일을 가로지르며 지구상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두 도시를 연결하는 기차 여행을 읽는이와 공유하고자 한다. 

"여기서는 2시간 동안 차를 몰고 가도 풍경이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일은 흔하게 일어난다."

호주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인 브로큰 힐과 화이트 클리프스를 방문하면서 척박하면서도 매혹적인 자연 풍경과 독특함을 간직한 역사에 매료된다.

화이트 클리프스에서의 경험은 호주의 강인한 개척정신과 함께 척박한 자연환경이 주는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있다.

치명적인 매력의 자연환경

브라이슨은 호주의 자연환경을 유머와 공포가 섞인 어조로 묘사하고 있다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동물들의 본거지이다."

이 위험함이 가져다주는 묘한 매력을 강조한다. 그중에서도 박스해파리에 대한 묘사가 유쾌함을 선사한다.

"박스 해파리에 쏘인 사람은 보통 물에서 나오기도 전에 죽는다. 이런 생물을 갖춘 나라는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호주 곳곳에 감춰진 이런 매력이 더욱 특별한 요소라고 말하고 있다.

독특한 생태계안의 놀라운 생물들

책에서는 호주만의 독특한 생태계를 풍부하게 묘사한다.

울룰루의 웅장한 바위부터,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화려한 산호초까지, 호주의 다양하고 신비한 자연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반잠수정의 창문을 통해 바란본 물고기들은 마치 우주에서 온 생물처럼 보였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상상 그 이상이었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탐험중 그가 적은 말이다. 이런 표현을 통해 호주의 자연환경을 실제로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숨겨진 역사와 진실들

호주가 품고있는 역사와 사회적 복합성, 그 이면의 진실들이 책 곳곳에 녹아있다. 호주가 맨 처음엔 영국에서 보낸 죄수들로 구성한 식민지였다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그 배경과 원인, 호주라는 국가의 정체성과 그 형성 과정을 흥미롭고도 비판적인 시각으로 풀어나간다. 

18시게 말 제임스 쿡 선장의 도착과 이어진 영국의 죄수 이주 정책, 골드러시가 몰고 온 급격한 인구 증가와 사회적변화, 이러한 모든 흐름이 모여 지금의 캔버라를 수도롤 만들게 된 과정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원주민의 이야기

브라이슨은 애보리진(Aboriginal) 공동체, 쉽게 말해 호주 원주민이 겪은 수세기의 수난의 역사도 숨김없이 다루고 있다. 애보리진 아이들이 정부 정책에 따라 조직적으로 부모에게서 분리되어 강제로 위탁되어 당시 '훔쳐진 세대(Stolen Generations)'문제를 언급하는데, 해당 사건이 남긴 사회적이고 정서적인 상흔을 고발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수십년 동안 애보리진 아이들을 가족으로부터 강제로 분리했다. 그 결과는 재앙적이었다"

국가 주도의 폭려과 그 후유증이 현재까지도 이어져 애보리진 사회의 실업률과 빈곤율, 높은 자살률로 이어지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지적한다. 호주의 밝은 모습 이면에 존재하는 어두운 그림자를 인식하게 하며, 진실에 대한 직시야 말로 호주를 보다 온전하게 바라 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호주인들의 낙천성과 따뜻함

여행중 현지 주민들과의 직접적인 교류는 호주인들의 성향과 국민성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의 호주인들이 처음 만난 여행객에게도 거리낌 없이 말을 걸고, 가벼운 농담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작은 친절까지 아끼지 않는 태도가 드러나게 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친철하고 유쾌하며, 삶을 유머와 낙관으로 가득 채운 사람들"

퍼스에 방문한 브라이슨은 도시 거리에 오가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을 인상 깊게 묘사한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행복해보였다. 마치 그들이 매일 아침 행복 주사를 맞은 것 같았다."

단순한 관찰을 넘어선 세심한 인간관계의 묘사는 호주라는 나라가 경이로운 자연과 독특한 역사만이 아니라, 이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로 인해 더욱 매력적인 공간임을 강하게 인식하게 만들고 있다.

잊혀진 대륙 → 살아있는 공간

『In a Sunburned Country』는 호주에 대한 단순한 여행기를 거부한다. 그 땅에 담긴 경이로움과 복합적인 진면목을 예리하지만 유쾌하게 전달하는 작품인 것이다.  호주가 흔히 말하는 '잊혀진 대륙'에서 탐험하고 살아갈 가치가 숨쉬는 공간이는 사실을 깨닫게 되며, 고요하지만 깊이 있는 무한한 모험이 기다리는 호주는 지리적인 대상이 아닌 인간의 인식과 감각을 확장시켜주는 곳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실크로드 세계사』 여행의 깊이를 더해준 한 권의 책

나무의 심장박동을 듣다. 『The Heartbeat of Trees』가 알려준 감성 트래블

진짜 여행은 지도에 없다! 모노클이 안내하는 도시의 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