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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는 것이 여행의 시작”, 『LOST iN』으로 시작하는 진짜 도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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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준비할 때,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들. 어디를 갈지, 무엇을 볼지,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최근 들어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반적인 여행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인처럼 그 도시를 살아보고 느끼는 데에 더 큰 매력을 사람들이 많아졌다. 여행지는 더이상 수집처가 아니다. 더 깊게 보고 싶은 '경험'의 대상이 되었다. 소셜 미디어에서 주도하는 '사진 스팟' 위주의 여행 대신에, 도시가 가진 고유의 리듬과 속도, 그리고 '날 것'의 문화를 경험하는 흐름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변화에 맞춰 새로운 형태의 가이드북이 등장했다. 그 중 눈에 띄는 시리즈가 『LOST iN』 이다. LOST iN은 세계 여러 도시를 깊이 있게 둘러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독특한 컨셉의 가이드북이다. 단순히 '가야 할 곳'을 나열하는 대신,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로컬 공간과 그 공간이 담고 있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행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LOST iN의 철학, 경험, 가치, 의미 LOST iN의 가이드북은 여행이 단순히 '다녀왔다'고 말하기 위한 통과의례가 아니라,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경험이라는 믿음에서 시작한다. "경험의 가치와 의미에 관한 것"이라 설명하며, 여행자들이 어떤 도시를 방문할 때 그곳 특유의 냄새, 맛, 느낌, 소리, 그리고 시각을 온몸으로 느끼길 권하고 있다. "LOSI iN은 경험의 가치와 의미에 관한 것입니다. 그것은 그러한 경험이 불러 일으키는 냄새, 맛, 느낌, 소리, 시각에 관한 것입니다." 주어진 도시를 관광 명소 중심으로 파편화하는 대신, 도시라는 유기체가 만들어내는 문화와 예술, 음식, 사람들의 생활상을 깊이 느껴보도록 돕고 있다. "현지인들이 맹세하고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신경 쓰지 않는 것들에 대한 통찰력을 주고 싶다" 는 가이드북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한 때 여행자들의 바이블이었던 『Lone...

여행보다 더 깊은 여행, 고대와 현대를 잇는 한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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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리슈아르트 카푸시친스키(Ryszard Kapuścinski)가 첫 해외 특파 임무를 맡아 떠나게 되었을때 손에 쥔 것은 헤로도토스의 '역사' 였다. 현대의 기자가 2500년 전의 '첫 번째 저널리스트'와 만난 특별한 이야기는 어떤 여행과도 특별하게 다가온다. 『헤로도토스와 함께한 여행(Travels with Herodotus)』은 현대의 여행과 고대역사를 절묘하게 연결하며 독자에게 시공을 초월한 경험을 선물하고 있다.

암살자들의 계곡, 숨겨진 페르시아 오지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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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중동 오지의 땅을 홀로 여행하며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탐험을 기록한 프레야 스타크(Freya Stark)의 『암살자들의 계곡(The Valleys of the Assassins)』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읽는 이에게 마치 타임머신에 몸을 실은 듯, 모험과 역사, 미지의 장소로 흠뻑 빠져들게 한다. 프레야 스타크, 경계를 허문 여성 탐험가 1893년 이탈리아와 영국계 혼혈로 태어난 프레야 스타크는 평범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문학과 탐험이라는 매혹에 사로 잡혔다. 30대 후반 베이루트행 화물선에 오르던 날부터 그녀의 삶은 모험 그 자체가 되었다. 프레야 스타크는 아랍어와 페르시아어를 완벽히 구사하며 학문적 열정과 탐구 정신으로 당시 중동의 미개척 지역을 발굴하고 기록했다. "지도를 손에 쥐고도 길을 잃을 수 있는 세상에, 오직 자신의 눈과 호기심만으로 길을 찾아나선 여성이 있었습니다." 여행은 그저 눈앞의 풍경을 담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 자신의 내면 깊숙한 열정을 추구하는 여정이었다.  "나는 언제나 내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그것이 발견될 때까지 계속 걸었다." 프레야가 여행하던 시기, 이란은 레자 샤 팔라비(Reza Shah Pahlavi)의 근대화 정책을 통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던 때이기도 하다. 서구 문물이 빠르게 들어오고 전통적인 생활 방식이 점차 변화하는 과정에서, 그녀는 오히려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는 오지의 지역과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일상의 터전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고민 하던 시기, 프레야는 이러한 과정에서 현지인들의 솔직한 목소리를 기록해 남겼다. 탐험의 시작 프레야는 서문에서 자신의 탐험 동기와 배경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페르시아의 역사와 암살자 교단(Nizari Isma'ili)의 신비로운 본거지 알라무트 성을 탐구하는 데 특별한 관심을 보인다. 단순한 여행을 넘어 역사적, 문화적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여행임을 강조하며, 여...

나무의 심장박동을 듣다. 『The Heartbeat of Trees』가 알려준 감성 트래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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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란 어떤 의미인가? 어떤 이들에게는 일상에서 벗어난 쉼터이자, 다른 이들에게는 깊은 자기 탐색의 공간일 수도 있다. 페터 볼레벤(Peter Wohlleben)의 책 『나무의 심장박동 (The Heartbeat of Trees』를 읽게 된다면, 숲은 단순히 걷거나 쉬는 장소를 초월하여 인간으로 잊고 지낸 기억과 치유의 공간으로 새롭게 다가온다. "나무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정교한 존재"  나무, 살아 숨 쉬는 여행의 동반자 페터 볼레벤은 나무가 매일 밤낮으로 가지를 움직이며 심지어 3~4시간 주기로 규칙적인 패턴의 움직임, 일종의 '심장박동'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 연구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실을 접하게 되는 순간, 숲길 속 나무들은 더 이상 정적인 풍경이 아닌 숨을 쉬고 살아 움직이는 여행의 동반자로 느껴지게 된다 볼레벤은 나무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다. "나무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으며, 심장박동과도 같은 리듬으로 생명을 유지한다."  이 문장을 기억하고 숲을 방문해보자, 나무와의 깊은 교감을 처음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Shark's Fin and Sichuan Pepper』 매운 향신료가 부르는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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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낯선 식문화'가 주는 충격과 호기심이 얼마나 큰 에너지가 되는 알 것이다. 이런 경험은 숱한 감정의 문턱을 넘나드는 과정에서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게 한다. 영국의 작가 퓨사 던롭(Fuchsia Dunlop)이 중국 쓰촨성에서 겪은 음식 모험담을 담은 <Shark's Fin and Sichuan Pepper>에는 '요리책' 이라고 하기에 아쉬울 정도로, 중국 사회와 문화, 역사까지 다채롭게 아우르고 있다. 중국의 역사만큼 깊은 지역의 식문화는 독특한 풍미가 공존하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실크로드 세계사』 여행의 깊이를 더해준 한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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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여행지를 걸어 다니며 느꼈던 곳 중 가장 인상깊게 남아있는 실크로드, 그 곳을 담은 피터 프랭코판(Peter Frankopan) 의 <실크로드 세계사(The Silk Roads : A New History of the World)> . 단순한 여행기나 학문적 서적이 아닌, 여행길에서 만난 생생한 역사와 문화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해준 동반자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