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포멘의 면 넓이와 기름 양념의 상관관계
면 덕후의 중국 누들 먹부림 여행기
중면총(中麵總), 중국의 면을 총괄하다
01 뱡뱡멘 棒棒面 뱡뱡면 2 : 시안
유포멘의 면 넓이와 기름 양념의 상관관계
뱡뱡멘은 유포멘(油泼面)에서 파생된 면 요리다. 유포멘은 중국 산시성 시안지역을 대표하는 전통 면 요리로, 서양인들은 넓은 면발을 보고 ‘벨트(belt) 면’이라 부를 정도로 넓다. 밀가루 반죽을 손으로 길게 늘이기 때문에 면발의 넓이만 해도 2~3cm는 족히 넘는다. 주인장 마음대로 만들어 넓이가 더 넓은 곳도 많다. 삶은 벨트 면 위에 다진 마늘, 고춧가루, 파, 간장, 흑식초, 소금 등 기본양념을 올리고, 뜨겁게 달군 식용유나 파기름을 지글지글 면에 끼얹으면 완성이다. 유포멘의 ‘유 油 ’는 ‘기름’, ‘포 泼 ’는 ‘끼얹는다’의 뜻으로, 이름부터가 제대로 직관 적이다. 중국 요리들은 이름만으로도 대충 어떤 삘의 요리인지 가늠할수 있을 때가 많다.
식당마다 비법 양념의 비율과 재료는 조금씩 다르지만, 유포멘의 중심 양념은 고추와 마늘, 파 그리고 끼얹는 기름이다. 뜨거운 기름은 향신채의 향은 물론, 감칠맛도 폭발시킨다. 여기에 청경채, 돼지고 기, 양배추 등 다양한 토핑을 선택한다. 넓고 쫄깃한 면을 기름이 코팅 해주니, 넓적하고 쫄깃한 면발이 향신료와 풍미와 함께 부드럽게 입안을 빙글빙글 춤추며 미끄러진다. 이게 바로 유포멘의 매력이다.
기름을 끼얹은 요리 방식은 중국 요리에서 종종 사용되는 요리 기법이지만, 유포멘의 이 조리방식은 면의 넓이와도 관계가 있다.
파스타의 면 종류와 소스의 상관관계를 이해하면 쉽다. 고기와 토마토로 오래 끓여 진한 라구소스는 페투치니나 링귀니 같은 넓적한 파스타를 만나야 제맛인 것처럼, 유포멘의 넓은 면에 폭발된 향신채와 기름의 고소함이 넓은 면적에 골고루 붙어서 풍미가 폭발한다.
유포멘은 기원전 221~206년 진나라 시절 수도였던 함양(지금의 시안 인근)과 관련이 깊다고 전해진다. 진나라가 전국시대의 여러 인재를 받아들이던 시기, 함양은 중국 문명의 중심지 중 하나였다. 그래서 뱡뱡멘과 같은 유포멘의 유래와 관련된 여러 설화에는 선비나 인재들이 자주 등장한다. 옛날 옛적 선비들은 이 면을 먹으며 진나라의 문화 꽃길을 걸었나보다.
유포멘의 2천 년 넘는 역사가 진짜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산시성 사람들의 입맛을 확 사로잡은 서민 음식이라는 건 분명한 것 같다. 이 독특한 면 요리는 ‘뱡뱡멘’이라는 괴상한 이름 덕도 톡톡히 봤다. 맛도 맛이지만 복잡하고 재미있는 한자는 마케팅의 힘으로 전국적 으로 유명해졌고, 중국을 대표하는 지역 음식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2014년 시진핑 주석이 타이완 국민당 명예 주석에게 뱡뱡멘을 대접해 뉴스까지 탔으니 말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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