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지리학 (The Geography of Bliss)」 보이지 않는 행복을 찾아서
에릭 와이너(Eric Weiner)가 2008년 부터 약 6년 동안 20여 개국의 60개의 도시를 누비며 현지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행복'에 대한 생생한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 여행기 「행복의 지리학 (The Geography of Bliss)」. 저자는 자전거 카페에서의 잠깐의 휴식부터 일상과 의식 속에 숨어 있는 행복의 씨앗을 포착하고자 한다. 네델란드 암스테르담과 몰도바 오르헤이 올트에 이르기까지 현지인 목소리와 풍경과 통계를 통해서 행복의 숨음 공식을 전하고 있다.
운하와 자건거가 만드는 느림의 미학- 암스테르담
"새벽 7시, 암스테 운하를 따라 건너뛰는 물방울 소리가 도시의 시작을 알린다, De Koffieschenkerij카페 앞에 줄서있는 사람들 틈에 섞여서 바삭한 스트룹와플(stroopwafel) 한 조각을 커피에 적셔 먹었다."
에릭은 이곳의 'koffietiid(커피타임)' 문화를 직접 경험하게 된다. 출퇴근 시간마다 수천 대의 자전거 차림 행렬이 도심을 물들인다. 운하의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전기스쿠터. 자전거 뿐아니라 도심 곳곳에서 스쿠터가 운하주변의 거리에서 눈에 띈다. 35,000km 자전거 도로 위에서 시민들은 쉼표을 찍고 있다.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3시 업무중간 15분을 내어 카페에서 커피와 간식을 나누며 동료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눈다.
오후에는 Prisengracht 인근 주택가에서 열린 작은 '책 교환 모임'을 방문해 이웃 간의 독서 경험을 나누는 모습을 목격한다.
"여유란, 속도를 늦추고 주변을 바라보는 용기입니다."
압축된 업무의 틈바구니에서도 잠시 멈추어 주변을 돌아보며, 오늘 여기의 풍경을 음미하는 법을 못소 체험하게 하낟.
통계에 따르면 네델란드 직장인 83% 가 정기적인 휴식이 창의성을 15% 상승하는데 기여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네델란드인의 여유는 곧 타인에 대한 관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낯선이에게도 미소와 친절을 베풀며, 작은 대화에서 부터 행복의 씨앗을 심고 있다.
호수와 산을 잇는 완벽한 조율 - 취리히
취리히의 호수(Zürichsee)의 잔잔한 수면 위에 떠오른 안개는 도시가 간직한 역사적 균형감을 상징하고있다. 에릭은 19세기에 건설된 Limmat강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구경하고 해발 800m Uetliberg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체험한다. 그곳에서 알프스 산자락이 펼쳐내는 장관을 배경으로 도시 전경을 바라보며, 자연과 도시가 어우러진 파노라마에 감탄한다.
Tram4를 타고 Bahnhofstrasse의 고풍스러운 건물 사이를 지나며, 창문 너머로 보이는 Grossmünster성당과 Lindt 초콜릿 광고 간판을 구경하게 된다. 여러 승객들이 스마트폰을 보는 대신에 책을 읽거나, 따뜻한 햇살 아래 호수를 바라보는 여유를 택하는 모습에서 '질서 있는 일상'을 넘어 '아름다움을 누리는 마음'을 상기시킨다
저녁이 되어 호숫가 근교의 작은 목초지 마을 Zürcher Bauernhof에서 전통 치즈를 만드는 행사에 참여하기도 한다. 직접 Appenzeller 치즈를 만들어보며, 치즈가 가져다주는 고소함을 음미하고, 현지식 디저트를 맛보며 입 안 가득 퍼지는 부드러움을 경험하게 된다.
떠나면서 주민들이 손수 분류한 재활용 쓰레기를 보며 깨달음을 마음에 새긴다.
"사소한 일상의 습관이 공동체 신뢰를 쌓고, 그 위에 행복이 피어난다"
불교의 숨결이 깃든 행복 - 팀푸
팀푸의 아침은 해발 2,300m에서 울려퍼지는 스님들의 종소리에 맞춰 시작된다. 매일 오전 6시 왕궁 앞 타시초종 광장에 모인 200여 명의 학생과, 주민, 공무원들은 20여분간 명상 의식에 참여한다. 에릭은 그 자리에서 만난 체링 교사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 의식은 학생들이 내면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놓고, 자비심을 기르는 시간입니다."
더불어 2011년 행복 교육 도입이후에 학생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평균 40% 감소했다고 전한다.
부탄 전역 700여 개 공립학교 중 98%가 채택한 '4개의 기둥 커리큘럼'은 매주 최소 2시간씩 실행된다고 한다. 환경보전, 지속가능성, 문화보존, 심리적인 웰빙을 4개의 기둥의 주제로 삼는다. 환경보전 커리큘럼에서는 학생들이 산림 복원 사업에 참여하고, 심리적 웰빙에서는 전문 멘토가 진행하는 호흡, 명상의 시간이 포함된다.
문화 보존 세션에는 우라(Ura)계곡에서 유래한 Drukpa춤과 나파(Narpa) 지역 장인들이 제작한 양첸 전통 드럼 연주를 배우게 된다. 인터뷰에서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은 이렇게 말한다
"드럼 소리에 따라 몸을 움직이며 조상들의 지혜와 공동체 정신을 온몸을 느꼈다"
국민행복지수 보고서만 봐여 그 이유를 알게될 것이다. 부탄 국민의 85%가 내면적 만족이 물질적 풍요보다 중요하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용암과 온천이 빚어낸 혁신 - 레이캬비크
분화구가 만든 거친 용암 지대 위에 자리한 온천 Laugardalslaug은 이 곳 시민들의 일상 속 안식처다. 뜨거운 미네랄 워터에 몸을 담그고 온천욕을 하며 주민들 사이에는 자연스러운 정서적 연대를 나누게 한다.
10월에는 Iceland Airwaves 축제가 도시 전체를 음악으로 물들인다.
"매년 100여 개 무대 설치와 수천 명의 아티스트 섭외작업은 쉽지 않아요, 눈보라 예보가 있을 때는 며칠 밤샘 작업도 마다하지 않죠, 이 무대에서 누군가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합니다. "
축제 준비를 총괄하는 스태프의 인터뷰에서 자부심 까지 느껴지는 대목이다. 축제 현장에는 20여개 공연장이 운영되고, 지역 예술위원회가 매년 5백만 ISK(우리돈 약 5천만원)를 지원하는 창작 워크숍까지 열려 신인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있다. 저자는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으로 받아들이는 아이슬란드인의 태도를 주목한다.
"이 곳에서는 실패가 창작의 동력"이라는 인터뷰내용을 기록하며 실패후 재도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마음가짐은 안정만을 좇는 이들에게 도전의 의미를 일깨워 줌을 강조한다.
트라우마를 넘어서다 - 오르헤이 올트
몰도바 동부의 석회암 절벽 아래 자리하고 있는 오르헤이 올트(Orheiul Vechi)는 기원전 10세기 경부터 사람이 거주해 온 유서 깊은 유적지이다. 동굴 수도원의 초기 건립은 13세기 초반으로 추정되는데 전설에 따르면 몽골의 침입 당시 귀족 테오도로(Teodor)백작이 딸 성 테오도라(Teodora)와 함께 이 동굴에 숨어 기도하며, 테오도라의 치유 기적이 퍼지게되면서 수도원까지 확장 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석탄과 포도가 공존하는 오르헤이 올트를 간직한 작은 나라의 이야기는 역사적인 시련 속에서 꽃피워낸 기적과도 같다고 한다. 세계행복보고서 2020년 자료에 따르면 몰도바는 149개국 중 137위를 기록해 최하위에 머문다고 한다.
하지만 에릭은 오히려 이 수치가 진정한 행복을 찾는 기폭제의 역할이 되었다고 한다. 매주 일요일 전통시장에서 수백 명이 모여 몰도바식 옥수수죽(mămăligă)와 치즈(brânză), 꿀빵(cozonac)을 곁들여 먹으며, 나무통에 담긴 와인(Cricova)을 서로 권하며 웃음이 끊이지 않음을 표현했다.
"가장 소박한 빵 한 조각이 이들에게는 한 끼 식탁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주민들이 보여주는 연대와 감사의 태도가 진정한 행복의 근원임을 강조하고, 작은 순간에 감사와 나눔을 실천할 때 삶의 빛을 더 밝게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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